문제작9 정이현 <안녕, 내 모든 것> - 내 작은 세상의 전부와 이별하기 정이현 -내 작은 세상의 전부와 이별하기 1. 읽고나면 가슴이 먹먹해지는 책이 있다. 공감할 수 없을 정도로 비틀어지고 망가진 주인공들이, 내가 살아보지 못한 시간과 공간에서 펼쳐나가는 그 이야기는 결코 정말 네버 나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가슴 한켠이 무거워지고 길을 걷다 문득, 밥먹던 도중 김치를 집다가 문득, 그리고 잠들기 전에 문득 소설 속 인물이 떠오르게 만드는 그런 책이 있다. 정이현 신작 이 그러했다. 안녕, 내 모든 것 국내도서 저자 : 정이현 출판 : 창비(창작과비평사) 2013.07.01상세보기 주인공 세미와 지혜 그리고 준모는 94년, 95년. 강남에 사는 10대 청소년이다. 모두에게 선망받는 강남이라지만 그들은 나름의 불행을 안고 불확실한 하루.. 2014. 2. 24. 김영하 장편소설 <너의 목소리가 들려> - 홀로 남겨졌을 소년은 어떻게 됐을까 김영하 장편소설 - 홀로 남겨졌을 소년은 어떻게 됐을까 김영하의 신작 장편소설 는, 작가가 5년만에 발표하는 장편소설이다. 물론 단편과 에세이책 등을 냈고, 또 얼마 전에는 이상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지만, 김영하 작가가 본격 장편을 낸 것은 이후로 5년만에 처음이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국내도서>소설 저자 : 김영하 출판 : 문학동네 2012.02.28상세보기 1. 인디언 로프 마술 (Indian rope trick) 는 액자식으로 구성된 소설로, 본격적인 제이와 동규의 이야기의 앞에는 프롤로그 격의 마술사 이야기가 삽입되어 있고, 제이와 동규의 이야기 뒤에는 작가의 시선에서 제이를 그려낸 과정을 서술해 놓았다. 그 중에서 프롤로그 격의 마술사 이야기에 관해 작가는 자신의 팟캐스트 '책읽는 시간'을 .. 2012. 3. 8. 김영하 장편소설 <너의 목소리가 들려> - 그림자를 판 동규 김영하 장편소설 -그림자를 판 동규 김영하의 신작 는 전작 장편 의 이후,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김영하 표 장편소설이다. 는 '몇 해 전 광복절 전야 오토바이 대폭주'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전체적으로는 액자식 구성으로, 당시 대폭주를 주도했던 영웅적, 신화적 인물인 92년생 제이를 중심으로 주변 인물들을 배치한 보고서라고 할 수 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간단한 줄거리 설명에 이어서, 김영하의 이전 단편인 와 신작 를 함께 읽은 개인적 감상을 남긴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국내도서>소설 저자 : 김영하 출판 : 문학동네 2012.02.28 상세보기 1. 어느 광복절 전야, 폭주족의 승천 소설의 서술에 따르면, 당시 대폭주에는 수 천 명의 폭주 청소년들 등이 참가했다고 알려져 있으며, 그 무리를 주도했던 .. 2012. 3. 4. 김사과 장편소설 <미나> - 그리고, 동물을 죽이며 흥분하는 청소년들 김사과 장편소설 -그리고, 동물을 죽이며 흥분하는 청소년들 1. 양주시 10대 애완견 연쇄도살단 사건을 아시나요? 경기도 양주시의 고등학생 7명은, 자기네 동네 회사나 개인집에서 키우고 있던 애완견을 이유없이 납치해 공터에서 둔기로 구타하거나 발로 밟는 등 가혹행위 끝에 애완견을 죽였다. 이 비극은 단순히 한 번에 그친 것이 아니다. 이 아이들은 총 18마리의 개를 납치, 살해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 무서운 고등학생들은 강아지들을 "재미삼아 살해했다"고 말하는 것은 물론, 불쌍한 개를 무차별적으로 '묻지마 살해'한 것을 용감한 행동, 남자다운 행동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했다고 한다. 세부적인 내용은 아래 걸어놓은 링크를 참고하시기 바란다. 스포츠서울 아주뉴스 뉴시스 갈수록 가혹해지는 10대 범죄.. 비단.. 2012. 1. 18. 알렉산드르 푸시킨 <대위의 딸> - 핑크빛으로 쓴 실패한 혁명기 알렉산드르 푸시킨 - 핑크빛으로 쓴 실패한 혁명기 러시아의 대문호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소설 을 읽었다. 시인으로 유명한 푸시킨이 쓴 소설이라 신선한 매력이 있었다. 대위의 딸 국내도서>소설 저자 : 알렉산드르 세르게예비치 푸시킨(Aleksandr Pushkin) / 심지은역 출판 : 펭귄클래식코리아 2009.04.24상세보기 1. 은 책장이 쉽게 넘어가는 책이다. 역사 소설이라는 이야기만 듣고 책을 펼쳤는데, 작품의 저자인 푸시킨은 친절하게도 유머를 섞어가면서 독자들에게 재미있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은 러시아라는 먼 나라에서, 지금으로부터 먼 옛날에 벌어진 사건을 다룬 이야기였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치 할머니 머리맡에 누워 전래동화를 듣는 것 같았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낯선 러시아 이름들이 .. 2011. 12. 29. 조르주 페렉 <사물들> - 자본주의와 인사하기 조르주 페렉 - 자본주의와 인사하기 조르주 페렉의 소설 '사물들'을 읽었다. 어찌 보면 단조롭고 난해할 수도 있는 이 작품을 아래와 같은 하나의 표현으로 관통해보고 싶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온 초년생들이, 현대 사회와 '화해'하는 과정 이 리뷰의 구조는 페렉의 을 관통하는 바로 이 표현을 조각내어 살펴보는 것으로 한다. 1. 현대 사회 소설에서 묘사된 현대 사회를 이렇게 정의해보았다. ①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자본주의와 물질주의 흐름에 따라 '돈'이라는 가치척도로 행복이 객관화 ② 영.미 중심주의 가속화 ③ 노동과 관련하여서는 마르크스의 소외된 노동 (ⓐ생산물로부터의 소외 ⓑ 노동활동으로부터의 소외 ⓒ 유적존재로서의 인간의 소외 ⓓ 인간에 의한 인간의 소외) ① '돈'이라는 가치척도로 행복이 객.. 2011. 9. 18. 김사과 소설집 <02> - 비뚤어진 세상에서 비뚤어진 글을 쓰지 않으면 뭘 쓰겠는가? 김사과 소설집 비뚤어진 세상에서 비뚤어진 글을 쓰지 않으면 뭘 쓰겠는가? 김사과. 라는 이름을 처음 보는 순간 많은 사람들은 생각할 것이다. "본명일까?" 문학계에 유독 필명을 쓰는 사람이 많으므로, 문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필명을 쓰는 다른 작가들을 생각해볼 것이다. 고전을 읽는 사람이라면 조지 오웰, 마크 트웨인 등을 생각할 것이고, 일본 문학 애호가라면 요시모토 바나나를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김사과의 소설을 처음 편 사람이라면, 게다가 처음을 펴지 않고 중간을 편 사람이라면, 열의 아홉은 '자격미달'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나는 김사과의 문학을 보기 전에 김사과 인터뷰, 김사과의 욕설, 김사과의 논쟁 등을 먼저 보았다. 그리고 나는 소설가 김사과의 팬의 위치에서 김사과의 블로그를 구.. 2011. 8. 29. 김주희 장편소설 <피터팬 죽이기> 2004년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인 김주희 장편소설 를 다시 읽었다. 내가 이 책을 처음 접했던 때는 고등학교 졸업반이었다. 소설 속 인물들이 처한 상황을 피부로 느끼기에는 솔직히 어린 나이였다. 당시 나는 를 단지 성장소설로 한정지어 독해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작품 중 인물들만큼이나 대학생이라는 타이틀을 오랫동안 달고 있는 지금 다시 편 이 책은 나와 똑같은 현실을 살았던 나보다 조금 나이 많은 선배들의 이야기였다. 같은 작품이지만 성장한 독자에 의해 다시 독해되는 작품은 분명 다른 의미를 보유한다. 피터팬죽이기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한국소설일반 지은이 김주희 (민음사, 2004년) 상세보기 커피 로고 아래 단결하는 90년대 학번…… 90년대 대학생들에 대한 복습 90년대 말에 대학교에 입학.. 2011. 6. 16. 김사과 장편소설 <미나> - 미친 세상 속에서 방황하며 서로에게 상처주는 이 땅의 모든 청소년들의 이야기. 김사과의 가 출판되었을 때, 그 장편을 읽고, 또 그 장편을 둘러싼 논쟁을 살펴봄으로서 김사과 문학에 처음 참여하게 된 독자인 나는 이제 김사과의 첫 장편 를 덮으며, 감히 이상의 문제작을 조만간 쉽게 발견하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의 서사를 이야기해보자. 김사과의 문제작 는 P시의 젊은 영혼들이 미친 세상 속에서 자신의 내면적 고통을 서로에게 상처를 냄으로서 세상에 표출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설의 서사는 미나와 민호 남매 그리고 미나를 애증하고 민호를 사랑하는 수정, 이 세명의 10대로 집중되고, 부차적인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미친'사회와 그 사회 속에서 P시의 고등학생들에게 강요되는 압력이 있다. P시는 인문학을 박제하여 그 정신을 거세하며, 프로이트와 융의 저서는 문제집으.. 2011. 6.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