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 나무의 열매와 잎사귀
- 자기 기만에서 벗어나기
0. 두 본문 묵상
성경은 서로 독립된 여러권의 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각의 책과 각각의 본문은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본 포스팅은 유기적 관계를 이루는 성경의 두 본문을 묵상한 개인적인 신앙고백문입니다.
묵상한 본문 사이에는 서로 짧게는 몇 백년, 길게는 천년에 달하는 시간차가 존재합니다.
하나의 메시지가 시간을 초월하여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묵상합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무엇하러 나에게 이 많은 제물을 바치느냐? 나는 이제 숫양의 번제물과 살진 짐승의 기름기가 지겹고, 나는 이제 수송아지와 어린 양과 숫염소의 피도 싫다. 너희가 나의 앞에 보이러 오지만, 누가 너희에게 그것을 요구하였느냐? 나의 뜰만 밟을 뿐이다! 다시는 헛된 제물을 가져 오지 말아라. 다 쓸모 없는 것들이다. 분향하는 것도 나에게는 역겹고, 초하루와 안식일과 대회로 모이는 것도 참을 수 없으며, 거룩한 집회를 열어 놓고 못된 짓도 함께 하는 것을, 내가 더 이상 견딜 수 없다. 나는 정말로 너희의 초하루 행사와 정한 절기들이 싫다. 그것들은 오히려 나에게 짐이 될 뿐이다. 그것들을 짊어지기에는 내가 너무 지쳤다. 너희가 팔을 벌리고 기도한다 하더라도, 나는 거들떠보지도 않겠다. 너희가 아무리 많이 기도를 한다 하여도 나는 듣지 않겠다. 너희의 손에는 피가 가득하다. 너희는 씻어라. 스스로 정결하게 하여라. 내가 보는 앞에서 너희의 악한 행실을 버려라. 악한 일을 그치고, 옳은 일을 하는 것을 배워라. 정의를 찾아라. 억압받는 사람을 도와주어라. 고아의 송사를 변호하여 주고 과부의 송사를 변론하여 주어라.
(이사야서 1장 11-17절, 새번역)
어떤 사람이 자기 포도원에다가 무화과나무를 한 그루 심었는데, 그 나무에서 열매를 얻을까 하고 왔으나, 찾지 못하였다. 그래서 그는 포도원지기에게 말하였다. '보아라, 내가 세 해나 이 무화과나무에서 열매를 얻을까 하고 왔으나, 열매를 본 적이 없다. 찍어 버려라. 무엇 때문에 땅만 버리게 하겠느냐?' 그러자 포도원지기가 그에게 말하였다. '주인님, 올해만 그냥 두십시오. 그 동안에 내가 그 둘레를 파고 거름을 주겠습니다. 그렇게 하면, 다음 철에 열매를 맺을지도 모릅니다. 그 때에 가서도 열매를 맺지 못하면, 찍어 버리십시오.'
(누가복음서 13장 6-9절, 새번역)
사회에서 기독교인 혹은 크리스천이라는 호칭을 듣는 것은 쉽다. 마음 속 깊은 곳에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지와는 관계 없이, 일주일에 한번씩 정해진 시간에 교회에 앉아있고 헌금을 하고, 교회를 나와서는 다른 불신자들과 같이 생명보다 돈을, 지혜를, 명예를, 권세를 숭배하여도 세상 사람들은 나를 기독교인이라 부를 것이다.
심지어, 매주 교회에 나가지 않더라도 인적사항 종교 란에 '기독교'라고 적기만 하면, 멋모르는 다른 사람들은 나를 기독교인으로 인정해줄 것이다.
이사야 예언자의 글과 누가가 전한 복음서를 묵상한다. 이사야 본문은 그분이 진정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말하고 있다. 그분께서 원하시는 것은, 겉치레나 남보기에 좋은 '종교적 행위'라는 이름의 잎사귀가 아니라, 정의를 찾고 억압받는 자를 돕고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행동'이 바로 누가복음서에 나오는 무화과 열매일 것이다.
누가복음서 복문과 같이, 당장 열매 맺지 않더라도 주인은 우리를 찍어 버리지 않는다. 내노라 하는 대형 교회의 장로가 대통령이 되어도 정의를 찾고 억압받는 자를 돕기는 커녕 약한 자를 탄압하고, 국제 자본의 장단에 놀아나 노동자의 목덜미에 칼을 들이대어도 지금 당장 저주를 받거나 주님의 분노를 불러일으키지는 않는다.
누가복음서의 포도원지기는 다음 철을 기다리고 있다. 다음 철에는 열매를 맺으리라 주인을 설득한다. 우리는 열매를 맺어야 하고 그 열매는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처럼 하나님의 정의를 이땅에 펼쳐나가는 것이어야 한다.
지금까지의 나는 무화과 나무의 열매가 아닌 잎사귀만 드리면서 자기만족했던 것이 아닌지 반성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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