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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ianity/기독교: 신앙고백

시대에 따르는 신앙고백 캐나다 연합교회 새 신조 (A New Creed)

by Feverish 2013. 1. 4.

시대에 따르는 신앙고백 하나
- 캐나다 연합교회 새 신조 (A New Creed)

 

0. 요약

2013년 현재, 블로그 필자는 캐나다 토론토(Toronto)에서 체류하고 있습니다. 토론토는 서울에 비하면 덜 복잡한 도시입니다. 섣불리 표현하자면, 토론토는 '신선한' 도시인 것 같습니다.

 

세상 어느 곳에든 마찬가지겠지만, 이곳 토론토에서도 스스로 낮아지려고 노력하며 주님의 길을 예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교회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 포스팅에서는 제가 지난 주일 출석한 캐나다 연합교회를 소개하고, 더불어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캐나다 연합교회 새 신조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1. Alpha United Church

지난 주일 알파 연합교회에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이곳은 한인교회로, 토론토 Bloor Street W에 위치한 교회입니다. 자세한 위치를 알고 싶으신 분을 위해 구글지도를 링크하였습니다.

 

이 교회는 캐나다연합교회(The United Church of Canada)에 속해있는 교회인데, 캐나다연합교회는 WCC에 참여하는 교단 중 하나입니다.

 

새로운 교회를 찾아간다는 것은 늘 설레고 가끔은 긴장되는 일입니다. 특히 저는 기독교를 배제와 배타의 논리가 아닌 다름을 극복하는 포용과 사랑의 힘으로 이해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부연하자면, 저와 같은 사람들은 아마도 한국의 일부 교회와 같이 설교자가 강단에서 서슴없이 저주와 배타적 말들을 내뱉는 것이 퍽 불편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뜻 새로운 교회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이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러나 WCC에 참여하는 교단이라면 적어도 화해와 일치 그리고 사랑을 우선시하는 교단임은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캐나다연합교회에 속한 교회에 나가게 된 것입니다. 게다가 캐나다연합교회는 1925년 장로교회, 감리교회, 회중교회가 연합하여 시작한 교회로서, 교회를 분열시키는 교파주의를 극복하고 연합의 정신을 실천해 오고있는 캐나다의 대표적인 기독교회입니다.

 

캐나다 연합교회는 오랫동안 한국교회와 깊은 유대 관계 속에서 학교, 병원, 복지기관 등의 설립에 기여해왔습니다. 캐나다 연합교회는 새로운 이민자들이 편한 마음으로 캐나다에 적응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있으며 "다양성 속의 일치"의 정신아래 소수민족과 함께 사역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출처: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Bloor_Street_United_Church_interior_May_2012.jpg)

 

 

2. 신조(신앙고백)란 무엇일까?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과 승천 이후 교회가 시작되었습니다. 교회는 건물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믿음을 가진 신자들의 모임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건물이 없어도 신자들이 일정한 규율에 따라 여럿 모여서 함께 기도하고 찬양한다면 그것이 바로 교회입니다. [각주:1]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보여 있는 자리, 거기에 내가 그들 가운데 있다.
(마태복음서 18잘 20절, 새번역)

 

 

신조란, 이렇게 신자들이 모여서 형성된 교회에서 공유하는 신앙을 입으로, 글로, 고백하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기독교 신앙을 가진 신자라면, 하나님의 창조를 신앙으로 믿을 것이고, 참 인간이신 예수님이 하나님이시며, 그분이 십자가에서 죽음을 당하셨고 부활하셨음을 믿을 것이며, 하나님이 보내시어 우리 안에 지금도 역사하시는 성령과, 세계의 종말과 심판을 믿을 것입니다. 이것이 아마 기본적인 신조일 것입니다.

 

거기에 교단에 따라서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가 동정녀로서 평생 살았다는 신앙을 가질 수도 있고, 예수가 12월 25일에 태어났다고 믿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것들은 신앙의 대상이긴 하지만 신조는 될 수 없습니다.

 

또한, 기독교의 정통 교단이더라도 각기 다른 신조를 가질 수 있습니다. 흔히 교단에 따라 신앙을 달리하는 주제로는, 주교와 사제의 지위나, 성만찬 때 예수께서 어떠한 양상으로 임재하시는지 등이 있습니다. 자신이 속해있는 교단(정통 교단의 경우)의 홈페이지에 가시면 여러 장의 문서로 작성되어 있는 신조 혹은 신앙고백이라는 이름의 게시물을 쉽게 찾으실 수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개신교에서는 종교개혁 과정에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교리문답)이나 성공회 39개조 등 긴 문서를 통해 명시적으로 신앙을 고백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교리적인 신조는 분량이 상당해서 평신도들이 고백하기에 부담스럽고, 또 매번 예배 시간마다 고백하려면 힘들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사도들이 고백했다고 믿어지는 '사도신조'(사도신경)를 대체로 받아들이고, 교회에 따라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에는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조를 외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도신조와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조 모두 기독교 역사 상에서 매우 표준적으로 높은 권위를 가지는 신앙고백입니다.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조의 경우 처음들어보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고 익숙치 않을 것 같아서 아래에 옮겨봅니다. (대한성공회 번역입니다)

 

우리는 믿나이다:
한 분이시며 전능하신 하느님 아버지, 하늘과 땅과 유형무형한 만물의 창조주를 믿나이다.
오직 한 분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나니,
모든 세계에 앞서 성부께 나신 하느님의 외아들이시며,
하느님에게서 나신 하느님이시요,
빛에서 나신 빛이시요,
참 하느님에게서 나신 참 하느님으로서 창조되지 않고 나시어,
성부와 일체시며, 만물이 다 이 분으로 말미암아 창조되었으며,
우리 인간을 위하여,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하늘에서 내려오시어,
성령으로 동정녀 마리아에게 혈육을 취하시고 사람이 되셨으며,
본티오 빌라도 치하에서 우리를 위하여 고난을 받으시고,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묻히셨으며,
성서 말씀대로 사흘 만에 부활하시고,
하늘에 올라 성부 오른편에 앉아 계시며,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영광 속에 다시 오시리니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으리이다.
주님이시며 생명을 주시는 성령을 믿나니,
성령은 성부(와 성자)로부터 나오시며,
성부와 성자로 더불어 같은 경배와 영광을 받으시며,
예언자들을 통하여 말씀하셨나이다.
하나이요 거룩하고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공교회와,
죄를 용서하는 하나의 세례를 믿으며,
죽은 이들의 부활과,
후세의 영생을 믿고 기다리나이다.
아멘.

 

 

3. 캐나다연합교회의 새 신조

그런데 중요한 것은, 신조는 교리적으로 고정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처음에 신앙고백이 생겨났을 때 그것은 신자들이 이미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신앙을 종합하여 구성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시대적인 상황에 따라 반드시 확인해야 할 신앙적인 항목들을 점검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위에서 인용한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조의 기본 틀을 보면,

 

1. 성부를 믿는다
2. 성자를 믿는다
3. 성령을 믿는다
4. 보편된 교회를 믿는다

 

이렇게 네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그 중에서 유독 성자에 대한 수식어가 길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해당 신조가 작성되었던 당시 그리스도에 대한 관점[각주:2]에 따라 다양한 이단들이 발생했고, 그러한 이단과 정통 교회를 구별해내야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신조는, 군대에서 사용하는 암구호와 같은 것이죠. 암구호를 외는 것으로 서로 같은 편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경계를 푸는 것입니다.

 

따라서 신조는 시대에 따라, 세대가 다른 신자들의 믿음을 돕기 위한 목적에 따라, 그리고 사이비 기독교를 구별할 필요에 따라 갱신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사도신조도,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조도, 웨스트민스터 교리문답도, 성경에 기록된 것이 아니라 시대의 산물입니다. 따라서 시대가 바뀌면 언제든 바뀔 수 있는 것이죠. (물론 책으로 된 성경책 구입하시면 앞뒤에 사도신조와 십계명이 인쇄되어 나오기도 하지만, 사도신조는 성경의 일부가 아닙니다.)

 

캐나다연합교회는 예배 시간에 '새 신조'(A New Creed)를 고백합니다. 부정관사 'A'를 붙인 것이 무척 흥미롭습니다.

 

아래에 새 신조를 옮겨와봅니다. (캐나다는 이민자의 국가다 보니까, 새 신조는 영어와 불어 원본으로부터,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로도 공식 번역되어 있습니다)

 

 

Metropolitan United Church에서 고백되는 새 신조

 

우리는 홀로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세계에서 삽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믿습니다.
    만물을 창조하셨고, 지금도 창조하시며,
    화해시키고 새롭게 하기 위하여,
    말씀이 몸을 이룬 예수님 안에 오셨으며,
    우리와 남들 안에서 성령으로 역사하십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신뢰합니다.

우리는 교회를 이루라고 부름받았습니다.
    하나님의 임재를 찬양하고, 우주 만물을 존중하며 살고,
    남들을 사랑하고 섬기고, 정의를 추구하며 악에 항거하고,
    십자가형을 당하시고 살아나셔서,
    우리의 심판자와 희망이 되신
    예수님을 선포하라고 부름받았습니다.

삶에서 죽음에서 죽음을 넘는 삶에서,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우리는 홀로가 아닙니다.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이 신앙고백문을 꼼꼼이 읽어보시면, 지구상에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교회가 처음 세워졌을 때(니케아신조 작성시기)와 21세기 사이에 어떤 것이 바뀌었고,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에게 어떤 것이 중요해졌는지, 그들에게 주어진 임무가 무엇인지 느끼실 수 있으실 겁니다.

 

"우리는 홀로가 아닙니다."

 

  1. 물론 "믿음"을 고백하는 사람이 모이기만 하면 무조건 교회라는 논리는 경계해야 합니다! 교부 테르툴리아누스의 "이단 판별에 관하여"를 읽어주세요 [본문으로]
  2. 이를 기독론이라고도 합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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