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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ianity/기독교: 신앙고백

마가복음 10장 묵상: 기독교적 결혼과 이혼에 관하여

by Feverish 2013. 11. 4.







마가복음 10장 묵상을 통해 살펴보는
- 기독교적 결혼과 이혼에 관하여


최근 로마 가톨릭 교황청에서 전 세계 교구를 대상으로 이혼, 피임 등 보수적 가족 교리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각주:1]결혼과 이혼에 대한 문제는 단연 기독교에서 가장 민감한 문제 중 하나이다. 성경으로 돌아가 예수가 선언한 이혼과 결혼에 대해 다시 살펴보기로 하자. 



예수께서 거기에서 떠나 유대 지방으로 가셨다가, 요단 강 건너편으로 가셨다. 무리가 다시 예수께로 모여드니, 그는 늘 하시는 대로, 다시 그들을 가르치셨다. 바리새파 사람들이 다가와서, 예수를 시험하여 물었다.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됩니까?" (...) 이혼증서를 써 주고 아내를 버리는 것을 모세는 허락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모세는 너희의 완악한 마음 때문에, 이 계명을 써서 너희에게 준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창조 때로부터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다. 그러므로 남자는 부모를 떠나서, [자기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된다.' 따라서,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 
(새번역, 마가복음서 10장 1절 - 9절)
 




0. 출발점

출발점은 누구라도 율법으로 완벽할 수 없단 점이다. 그러나 예수 당시 바리새파 사람들은 율법주의에 빠져 자기 잣대로 선악을 판단하고 자신들이 "완벽"해질 수 있다고 착각했다. 또한 그 틀 안에서 예수를 보았으니 아니꼬울 수밖에




1. 상황

바리새파 사람들이 다가와서, 예수를 "시험하여" 물었다. (순수하지 않은 의도) 

예수가 만약 "응 모세가 이혼증서 써줘도 된다고 했으니 그렇게 해라"했으면 바리새인들은 창세기를 들먹이며 비꼬았을 것이다. 

예수는 바리새인에게 하는 말씀들은 '율법을 완전히 실현하는 건 불가능하다'에 대한 것이다.

인간이 율법의 구절 하나하나 토씨 하나하나 모두 따를 수 있다고 생각하나? 단편적인 예로,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간음이니 머릿속으로라도 음란한 생각을 하지 않아야"(마태복음 5:28)한다. 그리고 프로이트는 '문명 속의 불만'에서, "행위로 옮겨지지 않은 생각"까지 모두 셈에 넣을 경우 인류 모두가 간음한다고 했다. (프로이트는 기본 교양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하면 따로 연락해주세요.)

중요한 것은 율법을 비추어 자신이 죄인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후에는 율법 너머 진리를 추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갈라디아서 3장)


믿음이 오기 전에는, 우리는 율법의 감시를 받으면서, 장차 올 믿음이 나타날 때까지 갇혀 있었습니다. 그래서 율법은, 그리스도께서 오실 때까지, 우리에게 개인교사 역할을 하였습니다. 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믿음으로 의롭다고 하심을 받게 하시려고 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 믿음이 이미 왔으므로, 우리가 이제는 개인교사 아래에 있지 않습니다.여러분은 모두 그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의 자녀들입니다.
(새번역, 갈라디아서 3장 23절 - 26절)




2. 태도

"이혼은 절대 안된다"는 예수의 선언은 바리새인의 함정에 대한 대답이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바리새인을 대하는 예수의 태도는 우리, 죄인들을 대하는 예수의 태도와 다르다. 

예수는, "바리새인 너희들이 율법을 알고 그걸 완전히 실천한다고 착각하는데 사실 율법은 너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빡센거다 그걸 완전히 실천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리고 "너희 바리새인들, 말은 맞지만, 너희가 실제로 그걸 실천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 지적질만 하고 있으니 너희는 죄있다." (그들은 말만 하고, 행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지기 힘든 무거운 짐을 묶어서 남의 어깨에 지우지만, 자기들은 그 짐을 나르는 데에 손가락 하나도 까딱하려고 하지 않는다. 마23:4)

반면 죄인들에게는, 함께 식사하며, 제자로 삼고, 용서하고 또 용서하며, "너희 가운데서 죄가 없는 사람이 먼저 이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말씀하신다. 

즉, 중요한 것은 바리새인들처럼 자신 속에 결백을 보는 것이 아니라 죄인들처럼 자신 속의 죄를 보는 태도다.


3. 현실과 이상의 차이

로마 가톨릭은 이 마가복음 구절을 근거로 이혼을 금한다. 그 결과 천주교 신자들은 모두 이혼하지 않고 잘 사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실제로는 이혼했으나 교회 상으로는 결혼한 상태, 그리고 이혼 후 재혼하여 부부가 됐으나 교회 상으로는 서로 남남인 관계가 왕왕 존재한다. 없는 간음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 경우에는 교회가 바리새인 노릇을 하는 셈이다. 


4. 결혼은 교회에서?

교회에서 사제에 의해 결혼이 성립되는 것이라고 착각한다면 그건 오해다. 그게 사실이라면 인류는 모두 사생아가 되어버린다. 아담과 하와 당시 교회는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혼은 성사(sacrament), 혹은 성사적인 성격을 가진 이벤트다. 즉, 개인과 신 사이의 직접적인 소통이다. 교회가 하는 일은 결혼 후, 그 부부에 대해 "축복" 해주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미국과 캐나다에서 교회가 결혼을 증명해줄 수 있도록 하는 행정제도는 아주 잘못되었다. (부연설명: 미국 캐나다는, marriage licence를 보유한 사제나 목사가 혼인증명서에 서명함으로 결혼이 성립된다. 별도의 혼인신고가 없고 결혼식만으로 혼인이 성립) 오히려 유럽식으로 혼인 이후 교회에 와서 축복을 받는 게 기독교적이다. 





부가적인 설명


1. 최근 성공회에서 동성 결혼에 대해 축복을 해주기로 했는데, 교회가 하는 일이 결혼이 아니라 결혼에 대한 축복이라는 점에서 이 움직임을 주목해야 한다. 

2. 또한, 기독교 신앙의 관점이 아닌 중립적인 관점에서 본문 구절(마가복음 10장)을 해석할 때, 여성의 경제활동이 자유롭지 않았던 고대의 맥락 속에서 이혼이 자유로우면 여성의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혼을 금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1.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11011640261&code=970100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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