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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 Life/책거리: 오늘

정한아 소설집 <나를 위해 웃다> - 나빴던 일은 하나도 생각나지 않다

by Feverish 2012. 6. 15.

 








정한아 소설집 <나를 위해 웃다>
- 나빴던 일은 하나도 생각나지 않다


한국 문학에 흔치 않은 '1인칭 태아 시점'을 이용해 서술된 소설, <나를 위해 웃다>

 

 


 




나빴던 일들은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다.
엄마는 헤어짐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들이 행복하기를 바랐다.
그것은 믿기지 않을 만큼 평화로운 기분이었다.
꿈속에서 엄마는 자신의 몸이 빵처럼 부풀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뭔가 부드럽고 따뜻한 촉감, 폭신하며 향긋한 느낌이 밀려왔다.

 


(...)

 


나는 조용히 엄마에게로 내려앉았다.
엄마를 사랑하기는 아주 쉬웠다.
이제 엄마도 혼자가 아니었다.





정한아 작가의 감수성이 무척 부럽다.

 

사실 나에게 정한아 작가의 데뷔작인 장편 <달의 바다>는 한마디로 충격이었다.

 

젊은 작가가 쓴 것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았고,

 

이렇게도 마음을 가질 수도 있겠구나. 하는 걸 처음 깨닫게 되었다.


 

정한아 소설가

출생 1982

 

정한아 작가의 작품을 두고 사람들은 '삶에 대한 긍정'이라고 평가한다.

 

아무리 힘든 조건, 정말 고통스러운 상황, 그리고 좌절 속에서도

 

정한아의 인물들은 용서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끝내는 "나빴던 일들은 하나도 생각하지 않"는다.

 

위의 하늘색으로 인용한 부분, 즉 <나를 위해 웃다>의 마지막 구절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공감이 가지 않으면서도, 슬프면서도, 무덤덤해지는 익숙치 않은 다중적인 감정 때문에 이 부분이 강하게 각인된다.

 

 

 

다른 사람이 소설을 썼으면, 자기가 처한 상황이 분하고 억울해서 분노하고 울고 어쩌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인물을 그렸을 텐데, 사실 그런 인물은 너무 흔하다. 굳이 소설을 펴보지 않아도 세상에 이런 것은 너무나 많다.

 

 

정한아가 특별한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이 아닐까?
 



나를 위해 웃다

저자
정한아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09-04-22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혼자 힘으로 묵묵하게 세상을 걸어가다! 2007년 문학동네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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