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 Analytics
본문 바로가기
Christianity/기독교: 신앙고백

2023년 고난주간과 성삼일

by Feverish 2023. 4. 4.

2023년 고난주간과 성삼일
- 예수님의 부활을 준비합시다

 

 

2023년의 고난주간은 4월 3일부터 4월 7일까지입니다. 고난기간 중 특별히 4월 6일(목), 7일(금) 그리고 8일(토)을 교회에서는 성스러운 3일이다라고 하여 성삼일(聖三日)로 지킵니다.

 

 

1. 고난주간은 무엇인가요?

기독교에서 가장 큰 명절은 단연 성탄절과 부활절일 것입니다. 특히 이번 4월의 부활절예수님의 부활을 기념하는 축제의 명절입니다.

 

 

그러나 기독교에서는 고난이 없는 부활을 믿지 않습니다. 기독교에서 부활은, 죽어있는 생명이 깨어나는 것이며,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부활절에 준비하는 40일간의 기간을 사순절이라고 하여 기념합니다.

 

 

성탄절과 달리 부활절은 매년 날짜가 바뀝니다. 올해의 경우 부활절은 4월 9일입니다. 그리고 부활절 바로 직전의 일주일을 고난주간이라고 합니다.

 

 

고난주간은 사순절의 가장 마지막 일주일이자 가장 중요한 기간입니다. 2023년에는 4월 3일(월)부터 4월 8일(토)까지가 고난주간입니다. 특히 고난주간의 목, 금, 토는 성삼일로서 하루하루 특별한 의미를 가집니다. 목요일은 성만찬 제정을 기념하고, 금요일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신 날로서 기념하고, 토요일은 예수님께서 죽음의 한복판으로 들어가셔서 죽음을 이기신 것을 기념합니다. 그리고 고난주간이 끝난 첫 새벽에 전 세계의 교회는 예수의 부활을 축하합니다.

 

 

반응형

 

 


고난주간 동안 전 세계의 기독교 신자들은 예수의 수난을 묵상하며 그리스도로 오신 예수님의 죽음이 오늘날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인지를 곱씹습니다. 부활절과 고난주간이 확정된 것은 기독교가 로마의 종교로 공인을 받은 기원후 4세기 이후의 일이지만, 그 이전의 초기 기독교에서도 고난주간과 부활절 새벽 전례의 원형을 찾을 수 있습니다.


초기 기독교에서는 세례를 앞둔 예비신자들이 기도와 절제로 일정 기간을 보내도록 했습니다. 세례를 받는 날까지 정진한 예비신자들은, 초기기독교 공동체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했지만, 교리교육도 받았습니다. 디다케(didache) 공동체에서는 모세와 예수가 말한 '삶의 길'을 체화하도록 교육했으며, 바울(바오로) 선생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공동체에서는 새신자들에게 십자가를 통한 구원의 의미를 가르쳤고, 그들이 예수의 자기비움(빌립보서 2장 5절- 11절. 새번역 개역개정)을 실천하도록 권면했습니다.


구체적인 세례 전례는 이렇게 진행됐습니다. 우선 예비신자가 마치 아기와 같이 발가벗겨진 채 물 속에 온전히 잠겼다가 물 밖으로 빼내지고, 이때 교회의 식구들은 이 새신자에게 흰옷을 새로 입혀줍니다. 물속에 오롯이 잠기는 과정 속에서 예비신자는 상징적 의미로 '사망'하고, 물 밖으로 나왔을 때 이 예비신자는 교회의 새로운 가족, 새신자로 '다시 태어나게'됩니다. 교회의 기존 구성원이 새신자에게 입혀주는 옷은, 마태복음서 22장 11절 - 13절 (새번역 / 개역개정)에 나오는 '구원의 증표로서의 예복'으로 이해되었습니다.


이러한 초기 기독교 세례과정의 원형은 고난주간과 부활절로 남아있습니다. 신자들은 마치 세례를 준비하는 예비신자와 같은 마음으로, 고난주간을 기도와 절제로 보내며 예수님의 십자가 이전 마지막 행적을 다시 배웁니다. 교회는 예수님이 제정하신 성만찬을 재현하며, 골고다 언덕으로 향하신 예수님의 수난을 재현하며 기억합니다.



사순절과 고난주간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이곳에서 더 읽으실 수 있습니다!



이 포스팅의 나머지 부분에서는 부활절을 앞둔 성삼일에 대해 하루 하루씩 설명하겠습니다.

 

 

 

2. 고난주간의 목요일 (4월 6일): 성만찬의 제정

고난주간의 목요일은 예수가 성만찬을 제정한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이때의 성만찬은 "최후의 만찬"이라고도 부릅니다. 성 목요일에는 세족례를 하고 원형의 성만찬을 함께 나눕니다.

 

 

 

성경에 따르면 예수님께서는 최후의 만찬을 앞두시고 우선 제자들의 발을 씻기셨다고 합니다. 이것을 본떠 교회에서도 사제나 목사가 신자들의 발을 씻겨주는 행사를 하고 함께 성찬을 나눕니다. 이를 세족례라고 합니다. 로마가톨릭의 경우 12명의 신자 대표를 뽑아서 사제가 그 사람들의 발을 씻겨주는 행사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신교에서도 세족례를 하는 경우가 많고, 여건이 허락하지 않을 경우 손을 씻겨주는 '세수례'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영어로 성 목요일은 Maundy Thursday라고 하는데, 참고로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의 영어 제목이 Maundy Thursday였습니다.

 

 

 

성 목요일에 행하는 세족례는 스스로를 낮춤으로써 오히려 높아지는 기독교 신앙의 모순이자 진리를 가장 잘 체화하는 행사라고 생각합니다.

 

 

 

개신교의 '목사'는 신자들을 가르치고 인도하는 역할을 받았으나, 이것이 곧 신자보다 우월하다는 의미는 결코 아닙니다. 물론 목사안수를 받으실 때 '나는 신자보다 우월하다'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은 없으실 것이라 믿습니다. 하지만 더께가 끼듯이 먼지가 쌓이듯이 나도 모르게 교만한 마음이 싹트지는 않았나 스스로 점검을 하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예수께서 마치 종의 모습으로 나타나신 것처럼 스스로를 비우고 목사안수 받으실 때 다짐하셨을 섬김의 자세를 되새기시기 바랍니다.

 

 

 

3. 고난주간의 금요일 (4월 7일): 예수께서 돌아가신 날

고난주간의 금요일은 '성 금요일' 이라고 불리는데,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신 날로 기억하는 날입니다. 기독교는 예수님이 실제로 돌아가셨다고 믿습니다. 이는 이단이나 사이비에서 예수가 돌아가시지 않았다고 말하거나 혹은 예수의 죽음을 감추려 하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기독교 신자는 예수가 실제로 죽었다고 고백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많은 신자들이 이날은 애통한 마음으로 금식을 하고 적어도 금육(고기를 먹지 않음)을 실시합니다. 교회에서는 이날 저녁에 집회를 가집니다. 이 날의 행사는 주로 예수의 십자가 고난과 예수의 죽음을 재현을 통해 되새기는 기억의 행사입니다. 가톨릭과 성공회의 경우 복음서에 기록된 예수 수난기사를 사제들이 노래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며, 개신교에서는 연극을 하거나 신자들이 돌아가며 수난기사를 나누어 읽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행사들의 마지막에는 공히 예수의 죽음을 표현하기 위하여 촛불을 포함한 모든 불을 끄고 침묵합니다. 또한 제대에 있는 모든 물건과 덮개를 치우고 제대는 발가벗겨진 상태를 가지게 됩니다. 통상적으로 행사를 마무리하는 음악은 없으며 신자들은 조용히 교회를 빠져나가거나 고요 속에서 묵상합니다. 

 

 

특히 신자들은 어둠속에서 깨어서 예수님의 십자가를 묵상합니다. 이는 예수께서 새벽에 산에서 기도하시다가 제자들이 모두 잠들어버린 것을 보시고 "나를 위해 한 시간도 깨어있을 수 없느냐?"고 말씀하신 것을 기억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신심이 많은 신자들은 이날 밤을 새며 기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성 금요일은 영어로 Good Friday라고 하며, 기독교 전통의 국가들 (서유럽 국가들 및 캐나다)에서는 이날을 공휴일로 제정하고 쉽니다.

 

성 금요일

 

 

4. 고난주간의 토요일 (4월 8일): 예수께서 저승에서 죽음을 이기심

이 날은 사도신경/사도신조에 따라 예수님께서 저승까지 내려가셔서 죽음을 이기신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기독교에서는 예수께서 오직 지상 뿐만 아니라 사망의 심장부인 저승까지 내려가셔서 사망의 권세를 이기신 것으로 믿습니다. 이때 말하는 저승이 지옥을 의미하는지는 교단이나 신학자에 따라 이견이 있지만, 정통 기독교에서는 모두 예수께서 죽음의 심장부에 가셨고 거기에서 죽음을 이기셨다고 고백합니다.

 

 

이날 교회에서는 해가 떠있는 시간 동안에는 행사를 거행하지 않으며, 해가 진 후에는 부활전야 행사를 진행합니다. 성 토요일 오전에 미사나 전례를 거행하는 것은 중세 가톨릭의 타락한 모습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로마가톨릭에서는 특히 성 토요일 오전과 오후에 전례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습니다.

 

 

 

 

5. 부활전야 행사 (4월 8일 해진 후)

고난주간의 토요일 해가 진 후부터는 부활 전야에 해당하여 교회에서는 부활 전야 행사를 진행합니다. 앞서, 성삼일과 부활절의 원형이 예비신자의 세례 받는 과정이라고 말씀드렸는데, 따라서, 부활전야 행사에 맞추어 세례를 받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가톨릭과 개신교 공히 이날 부활 전야 전례에서 새 신자들이 세례를 받으며, 새로운 초에 촛불을 켜기 때문에 '빛의 전례'라고도 불립니다. 교회에 따라서는 신자들에게도 초를 나누어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새로 불을 피웁니다





경우에 따라 밤샘행사가 진행되기도 합니다.

 

 

 

6. 십자가의 길 (사순절 기간 중 수시로, 혹은 성삼일에 실시)

가톨릭의 경우 사순절 기간 금요일마다 예수가 골고다 언덕을 올라가시는 과정을 7단계의 삽화로 나누어 묵상하는 십자가의 길 (The station of the cross)을 행하기도 하는데, 개신교에서는 흔하지 않습니다. 성공회의 경우 고교회파 교회에서 주로 실시합니다. 또한 성삼일 기간 중 십자가의 길 전례를 하는 곳들도 많이 있습니다.

 

 

 

 

7. 복잡한 의례가 아닌 마음이 중요

상당히 긴 글이 되었습니다. 왜 부활을 앞두고 이렇게 복잡하고 세세한 전례가 필요한 걸까요? 이 모든 것은 예수의 수난을 최대한 세세하게 기억하려고 교회가 노력한 결과입니다. 시간이 지나고 예수를 직접 본 사람들이 먼저 눈을 감게 되면서 예수의 십자가 수난과 부활이 망각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마치 영화 <메멘토>의 주인공이 몸에 문신을 세긴 것처럼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의 각 장면들을 전례 속에 각인시켰습니다. 자칫 잘못되면 지나치게 형식화될 우려가 있지만, 그러한 우려를 불사하고서라도 교회는 기억해야 합니다.



소위 개혁주의 간판을 달고 있지만 실상은 사이비인 곳들에서는 이러한 기억의 노력을 가볍게 여기는 모습도 간혹 보입니다. 하지만 기독교는 태생부터가 기억의 공동체입니다. 모세의 출애굽을 이스라엘 민족이 수천년간 재현하며 기억한 것처럼 예수의 제자들은 예수의 가르침, 돌아가심, 부활 그리고 다시 오실 약속을 기억하는 사람들입니다.



기억의 방법이 굳이 형식적일 필요는 없습니다. 빼놓지 않고 기억하면 될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예수의 죽음을 반드시 기억하는 이유는, 예수님께서 권력에 의해 부당하게 살해당했으나 하나님께서 그 예수를 일으켜세움으로써 제국 권력을 부정하셨음을 증언하기 위함입니다.



기독교인이라 함은 곧 증인이라는 의미입니다. 기억하지도 않고 증언하지도 않으면 증인이 아니겠지요?

 

 


아무쪼록 '그리스도는 죽으셨고, 그리스도는 부활하셨고, 그리스도는 다시 오십니다.' 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성 주간이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그리스도는 죽으셨고, 그리스도는 부활하셨고, 그리스도는 다시 오십니다.'

 

반응형

댓글